임신 중 치과 치료는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많은 예비 엄마들이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임산부도 구강 건강을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오히려 치료 시기를 잘 조절하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일부 치과 처치와 약물도 임산부에게 허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임산부 치과 치료의 적절한 시기부터 마취, 방사선 촬영, 진통제 사용까지 총정리하여 임산부의 불안감을 해소해드리겠습니다.
임산부 치과 치료, 언제부터 가능할까?
임신 중 치과 치료는 임신 시기에 따라 가능 여부와 권장 정도가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안전한 시기는 임신 중기(14주~27주)로, 이 시기에는 태아의 주요 장기 형성이 완료되어 약물 및 치료에 대한 민감도가 비교적 낮아집니다. 반면 임신 초기(1~13주)는 태아의 장기 형성기이기 때문에, 약물 복용이나 불필요한 치과 시술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응급 상황(예: 심한 치통, 감염 등)의 경우엔 최소한의 처치로 빠르게 진정시키는 것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습니다. 임신 후기(28주~출산 전)는 배가 많이 불러 누운 자세가 불편하고, 자궁이 하대정맥을 눌러 혈압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치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 시 치료 중 자세를 조절해주고, 짧은 시간 내 가능한 시술 위주로 진행합니다. 정기적인 스케일링, 충치 예방, 간단한 보철물 수리 등은 임신 중기부터 안전하게 가능하며, 이 시기에 미뤄뒀던 간단한 진료를 받는 것이 구강 건강 관리에 효과적입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임신성 치은염이나 구토로 인한 산성 손상 등 구강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치료보다는 예방과 관리 중심의 치과 방문이 더욱 중요합니다.
마취와 방사선 촬영, 정말 위험할까?
임산부 환자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두 가지는 바로 치과 마취와 방사선 촬영(X-ray)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요한 경우엔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마취
치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국소마취제(예: 리도카인)는 FDA에서 태아에게 해가 적은 B등급 약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적정 용량 내에서 사용하면 안전하며, 실제로 많은 산부인과에서도 임산부 통증 관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단, 마취제에 에피네프린(혈관수축제)이 포함된 경우에는 태아로 가는 혈류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용량을 최소화하거나 에피네프린이 없는 마취제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방사선 촬영
치과에서 사용하는 방사선 촬영은 국소 부위만 촬영하며, 방사선량도 매우 적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방사선 기기의 방사선량은 0.005mSv 이하로, 태아에 영향을 줄 수준이 아닙니다. 게다가 임산부 촬영 시에는 납 앞치마(lead apron)를 반드시 착용하게 되어 있어 태아는 완전히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 없이는 오히려 더 큰 위험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주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임산부가 복용 가능한 진통제와 항생제
치과 치료 후 통증이나 염증이 생겼을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약물 복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임산부도 사용 가능한 진통제와 항생제가 존재합니다.
진통제
가장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상품명: 타이레놀)으로, FDA B등급 약물이며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부프로펜이나 아스피린 계열은 임신 후기에는 태아의 심장과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용을 피해야 하며,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합니다.
항생제
필요 시 사용하는 대표적인 항생제는 페니실린계(아목시실린), 세팔로스포린계 약물이며, 이 역시 FDA B등급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는 태아의 치아 변색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치과의사가 임산부에게 처방을 내릴 경우에는 반드시 산부인과와 상의하거나 이중 확인을 통해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치료 후 무조건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심할 때만 복용하거나, 항생제를 예방 차원에서 짧게 복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임산부라고 해서 치과 치료를 무조건 미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신 중기에는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하며, 국소 마취제, 디지털 방사선, 아세트아미노펜, 특정 항생제도 허용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치과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엄마의 건강이 곧 태아의 건강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